남극서도 추석 명절 보내고 있어요
남극세종기지에서 고국에 소식 전해와
 
유명조 기자

▲남극 세종기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원들

서울에서 17,240킬로미터 떨어진 남극 세종과학기지. 그들이 추석을 맞아 고국에 소식을 송고했다.
 
머나먼 나라 남극에서 9개월째 생활하고 있는 대원들이 인터넷을 통해 추석을 맞아 고국에 인사를 보내왔다.

바로 남극세종기지 대원들이다. 이들은 10시간이 걸려도 고향을 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세종기지에서 있던 다른 대원들과 교대한 지 9개월 된 이들은 가고 싶어도 못가는 고향인 것이다.

그러나 이곳 대원들은 "남극에서도 추석은 즐거운 명절입니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남극세종기지의 발전기 연구대원 남진희씨(33)에게 이번 추석은 누구보다 특별하다. 평소에 해보지 않던 제사상 차리기 당번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제사상에 오를 음식부터 손수 장만하고 뒤처리까지 해야 되니까 명절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는 남씨는 "한국에 있을 때 명절은 재밌게 놀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됐는데..."라고 여운을 남겼다.

메신저를 통해 가족들과 화상채팅을 한다는 생물 연구원 박승일씨(36)는 "원희야, 영화야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줄게..."라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메신저를 이렇게 전했다.

대원들은 추석에 보름달이 뜨기만을 간절히 소망하고 기다린다. 그래야만 보름달을 보고 가족들의 건강을 빌 수 있기 때문이란다. 또, 대원들은 이번 추석에 뜨는 보름달을 보고 한 가지 더 소원을 빌어볼 작정이란다. 바로 남극대륙에 제2의 남극기지가 하루 빨리 개소했으면 한다"는 소원이란다.

한국은 세계에서 33번째로 남극조약에 가입한 뒤 지난 88년 남극 세종(世宗)기지를 개소한 이래 금년까지 18차례에 걸쳐 남극과학 연구단을 파견하여 왔으며, 현재는 홍성민 대장을 비롯하여 16명의 월동대원이 근무하고 있다.

비록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 하지만 남극세종기지에서 다른 대원들과 제사상도 차리고 송편도 만들어 고향에서 즐기는 추석의 분위기를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나라 대원들도 남극세종기지를 찾아 한극대원들과 함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사입력: 2005/09/17 [16:52]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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