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표현하는 다섯가지 방식
사랑도 기술이 필요하다
 
안희환 기자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수많은 정신적인 문제들의 강력한 해결책이 사랑이라고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별히 어린아이 시절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과 사랑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해서 돈을 버는 것도 중단한 채 아직 어린 아이를 돌보고 함께 있어 주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엄마들도 많이 늘고 있다.

그런데 사랑이라고 할 때 그것이 상당히 두루뭉실하고 막연할 때가 있다. 마음으로부터 사랑하는 것은 사실인데 그 사랑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그래서 사랑의 기술이라는 말을 썼다. 사랑은 마음에 있다고 다가 아니라 자신에게 익숙해지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기술에 능숙한 숙련공처럼 사랑에도 기술이 있으며 그 기술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한 여자의 남편이 되면서 남편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남편이 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것은 아내도 마찬가지이다. 더 나아가 아이를 낳으면서 아이의 부모로써 어떤 역할이 필요하며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사랑을 공급해 주어야 할지를 파악하고 아이의 부모가 되는 일도 거의 없다. 살다가 아이를 낳았으니 그냥 부모가 되어 자기 나름대로의 상식과 기준대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게리 체프먼의 [다섯가지 사랑의 언어]는 매우 유용한 도움이 될 것이다. 게리 체프먼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방식의 사랑의 표현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즉 나는 이런 방식으로 상대가 해줄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는 반면 다른 사람은 그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사랑이 표출될 때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작정 사랑이 아닌 상대에 따라 표현을 달리할 필요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1. 어떤 사람에겐 인정하는 말이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고맙다" "잘했어" "사랑해" 나는 네가 좋아"와 같은 칭찬, 격려, 애정 등을 사랑의 표현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는 가급적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다. 칭찬을 많이 들었을 때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뚜렷하게 느끼는 것이다.


2. 
어떤 사람에겐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사랑의 표현일 수 있다. 함께 외식을 한다거나 산보 혹은 영화 구경을 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사랑의 행위로 여기는 것이다. 만약 상대가 이런 사람일 때는 다른 무엇보다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주는 것이 좋다. 아무 것도 해주지 않더라도 함께 있어주는 것 하나만으로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3.
어떤 사람에겐 "선물"이 중요한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선물이 크고 작고는 중요하지 않다.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을 때 상대는 기뻐한다. 자신이 의미있고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회가 되는대로 선물을 해줄 때 상대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4.
어떤 사람에겐 "봉사의 손길"이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방청소를 해준다거나 설거지를 대신해 주는 것 혹은 시장을 대신 봐주는 것, 업무를 도와주는 것을 사랑의 표현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가 힘들어할 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봉사를 받을 때 상대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5.
어떤 사람에겐 손을 잡아주고, 포옹하며, 안아주는 "스킨쉽"이 사랑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스킨십이 정서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특별히 이 스킨십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상대일 경우 피가 맞닿는 빈번한 스킨십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오른쪽이 큰 아들 효빈 왼쪽이 작은 아들 효원

 
두 아이를 키우면서 형제간에도 참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큰 아이는 스킨십을 참 좋아한다. 함께 몸을 부딪히면서 씨름하고 장난치는 것을 참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그렇게 놀아줄 때 그 아이는 사랑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런데 둘째는 그런식으로 놀아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칭찬해주고 이쁘다고 말해주는 것을 참 좋아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나는 이렇게 사랑을 표현하는데 너는 왜 내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거야 하고 따지는 일은 무의미한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가 아닌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랑의 표현을 할 때 상대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내 생각과 기준대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 있고 그 덕분에 많은 부작용을 겪고 있다.

어느날 나는 아내에게 내 마음의 서운함을 표시한 적이 있다. 나는 아내를 무척 사랑하고 아끼는데 아내는 그것을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내가 표현하는 사랑의 방식이 아니라 자신이 받기 원하는 사랑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는 내게 충격을 주었다. 아~ 상대의 정서를 무시한 사랑 표현은 사랑이 아닐 수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의 방식이 다 바뀌어버린 것은 아니다. 행동이 반복될 때 습관이 되고 습관이 지속될 때 인격화되는 법인데 그 동안 쌓아올린 내 인격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내가 변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안 것 많으로도 큰 수확이다. 달음질을 하되 그 목표가 생긴 것이기에... 앞으로 시간과 훈련이 이어지면 아내만이 아닌 여러 사람에게 더 사랑을 표현할 수 있으리라.

기사입력: 2005/09/04 [14:16]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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