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대학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강명기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전국 대학 총ㆍ학장 등 400여명을 대상으로 "대학이 변하고 있다면 우리나라도 희망이 있다"며 대학 혁신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열린 교육인적자원부 주최 제2회 대학혁신포럼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대통령이 8일 오후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열린 제2회 대학혁신포럼에 참석, 각 대학의 발전전략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비록 크게 신뢰받고 있진 않지만 정부도 변화하고 있고 또 대학교육을 비롯해 전체 교육이 변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는 자세를 갖고 선의와 역량을 믿고 협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중등교육 문제의 가장 어려운 점은 선생님들의 반발과 저항이고, 대학교육에서도 대학자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몫이 있는데 여기서도 반발과 저항이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말하며 "매우 조심스럽게 점진적으로 정책을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최근 교육도 산업이다라고 발언했던 것과 관련, "시대변화의 한 단면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모든 대학이 영원히 상아탑으로 남을 수 없듯이 모든 대학이 산업이 되고 언제나 대학이 산업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그동안 우리 대학이 내용 품질보다는 졸업장으로 그럭저럭 편하게 운영해 왔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노 대통령은 기초학문과 관련, "이공계를 강조한 것이 인문사회과학 등 다른 분야를 소홀하게 생각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기초분야 학문 연구비를 교육비 예산으로 23~24% 상향한다는 목표도 설정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공계를 강조한 까닭은 지배 엘리트 내에 이공계가 너무 적고 실제로 이공계 위기 분위기가 있어 용기를 북돋운 것"이라며 "정책 결정 분야에서 이공계가 좀 더 강한 발언권을 갖는 사회적 균형을 잡아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인성교육이 대학의 인문과학 과정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중학교 때부터 학교교육에서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입시경쟁이 아니라 풍성하고 따뜻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교 과정에서 입시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서열화 방식의 입시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수능 점수로 서열화하고 몇개 우수대학이 1번부터 순서대로 앞에서부터 끊어가도록 제도를 만들어 놓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세계 일류대학이라는 어떤 대학에서도 그렇게 사람을 선발하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편 교육재정 교부금을 별도로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교부금법이 입법화되도록 힘을 실어달라는 대학측의 건의에 대해 "대학이 변화하는데 스스로 노력만으로 변화하는 것도 있겠지만 돈도 필요할 것이니 어떻게든 되는 방향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노 대통령은 "교육문제는 장관 바꾸고 대통령 바꾸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우리가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진지하게 대화해서 서로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혁신사례>

이날 포럼에서는 한양대, 숙명여대, 아주자동차대, 부산대가 각각 혁신사례를 발표했다.

한양대의 경우 대학캠퍼스 내에 학연산 클러스터 체제를 구축해 반월, 시화공단 등 수도권 부품소재 산업을 지원하는 한편 실용인력을 양성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신 산학협력대학 발전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실무 중심의 맞춤식 교육을 통해 취업·창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경량소재 고강도 금형 제작 판매 등으로 수익창출 구조도 갖춘 상태다.

숙명여대의 경우 세계최고의 리더십 대학을 지향하는 교육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리더십 교양학부를 신설하고 외부인 대상 리더십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등 리더십 교육을 위한 시설, 제도 및 조직을 정비했다.

아주자동차대는 자동차 생산기술 전문교육기관으로 특성화를 이뤄냈다. 주문식교육체제와 계열제·전공코스제 교육운영체제에 의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펼친 결과 대학 특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에 성공했다. 교명도 대천대학에서 아주자동차대학으로 변경하고 고급 기자재를 도입하는 한편 국제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면서 산업체 인사, 타대학(원)생, 교직원 등에 대한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국립대인 부산대는 금융선물보험 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실시해 누리NURI 사업 우수사례로 꼽히는 대학이다. 부산대는 사이버 거래소, 이러닝 강의실 조성, 동영상 콘텐츠 개발하는 한편 산학연계 교과과정을 개편하는 등 전문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선물옵션 전문가, 금융전문인력, 증권보험전문인력을 양성해 내고 있다.


기사입력: 2005/07/11 [04:42]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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