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 취재윤리 위반" 사과
4일, MBC 뉴스데스크 머리기사, 관련자 책임 물을 것 밝혀
 
유명조 기자

▲ 4일 밤 MBC 뉴스데스크 방송직전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MBC 캡쳐    © 유명조


MBC가 PD수첩이 취재과정에서 윤리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대국민 사과를 발표해 황우석 교수의 난자과련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4일 밤 MBC 뉴스데스크는 머리기사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에서 PD수첩에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중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K연구원의 인터뷰가 4일 YTN에 보도된 후, 취재과정의 부적절함을 인정했다.

PD수첩은 취재진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MBC는 "PD수첩은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국제적인 지지 속에 보다 탄탄한 윤리적 토대를 갖추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취재를 해왔다"면서 "그러나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에 있어서도 취재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면 그 취재의 결과물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밝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PD수첩 제작진이 취재원들을 상대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강압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언행을 한 것은 공영방송 종사자로서의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임은 물론, 본사의 방송 강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 같은 취재윤리 위반행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YTN이 연구진들의 단독인터뷰가 방송되면서 YTN 사이트가 접속장애를 일으키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으며, MBC 사이트와 시청자게시판에 관련 기사를 옮기거나 일부 기사내용을 인용해 MBC의 부적절한 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황우석 관련 후속보도가 나갈 예정이었던 6일 방송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 4일 밤 MBC 뉴스데스크 방송직전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MBC 캡쳐    © 유명조


YTN / PD수첩 몰래카메라로 녹화했다 보도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진들은 PD수첩 제작진이 자신들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몰래카메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녹음했고, 이 과정을 알고 난 후 방송이 나가는 부분에 대해 편집해 달라고 했는데, 방송이 나갔다며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PD수첩팀은 이들의 취재 과정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 예정이라며 취재 목적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YTN은 주장했다.
 
YTN은 또 PD수첩이 이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동의없이 몰래 카메라로 녹취했다고 밝혔다.


YTN / 김 연구원 중대 증언 한 적 없다 주장 보도

MBC PD수첩팀에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중대 증언을 했다고 알려진 김선종 연구원이 자신은 그 같은 증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논문의 진실성과 관련해 증언을 한 적이 없고 (PD수첩팀에)논문이 가짜라고 말한 적 없다"고 4일 밝혔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팀의 일원으로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 연구실에 파견된 3명의 연구원 중 한명으로, 지난 10월 PD수첩팀에 중대 증언을 한 K연구원으로 알려져 왔다.

MBC PD수첩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10월 20일 피츠버그에서 공동저자 중 한명인 연구원을 만났고, 이 연구원이 신원보장을 요구했다"며 논문의 진실성과 관련한 중대한 증언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YTN / PD수첩 인터뷰 과정서 황 교수 검찰 구속 위협했다 보도

또 PD수첩팀이 미국 피츠버그 의대에 파견된 황 교수팀 연구원들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황 교수의 줄기세포는 가짜이며 이 때문에 논문이 취소되고 황 교수는 검찰에 구속된다"는 등의 말로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 연구원들은 PD수첩이 검찰 수사를 계속 거론하면서 연구원들의 미국 생활에 대한 보장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YTN / 미 교수 "외국 연구자들은 황 교수 몰락 고대" 보도

YTN은 줄기세포 연구 과정의 윤리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 연구자들이 황 교수의 몰락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위닉코프 조교수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황 교수가 유명인사가 돼 있으며, 외국 연구자들은 그가 폭삭 망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네티즌, ‘MBC를 폐쇄시켜 달라’고 청원 서명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MBC 홈페이지 등에는 PD수첩을 공격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고 광고거부와 최문순 사장의 진퇴를 넘어 ‘MBC 폐쇄’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는 4일 오후 11시 현재 1만7000여명 네티즌들이 “MBC를 폐쇄시켜 달라”라는 청원에 서명했다.

또한, 네티즌들의 엄청난 접속조회로 MBC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를 맡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들은 MBC 공개제작프로에 참석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빠른 시일 내 방청동원 업체에 공식적인 방청 중지를 통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 뉴스데스크 날씨 전하고 성급히 방송종료

MBC가 4일 밤 9시 뉴스데스크 시간에 날씨를 전하고 성급하게 방송을 끝내는 상황이 벌어져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MBC로서의 태도가 아니라고 네티즌들은 반박하고 나섰다.

실제 이날 뉴스데스크는 날씨에서 내일 더 춥다. 라며 날씨를 마무리하고 바로 방송을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으로의 줄기세포 진위 어떻게 되나

MBC가 4일 오후 9시 뉴스를 통해 PD수첩의 비윤리적 취재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방송을 유보키로 함으로써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를 둘러싼 사실규명은 사실상 과학계 자체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의혹을 해소해야 할 `과학계가 어떤 단체나 기관을 특정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이번에 불거진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신중함과 `지혜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네티즌, 황 교수 “연구 복귀해 하루 빨리 입장 밝혀줄 것” 요청

네티즌들은 이번 방송을 보고 황 교수가 하루 빨리 연구에 복귀해 모든 것을 밝혀줄 것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방송에서 PD수첩이 연구진들에게 강압적으로 인터뷰를 시도했고, 위협적인 말과 함께 최근 자사에서 불고 있는 몰래카메라 기법을 이번 연구진들과 인터뷰에서 사용된 점 등이 밝혀진 만큼 황 교수가 연구진에 복귀해 모든 것을 밝히고 연구에만 매달려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번 난자논란이 전 세계 언론사들이 관심을 갖고 취재하고 있으며, 실제 4일 YTN으로 방송된 화면과 내용은 로이터 통신을 타고 CNN과 NHK 등 세계 주요 방송에 소개됐다.


MBC 자체조사 미루다 뒤 늦게 머리숙여

이번 사건에 대해 MBC로서는 자체조사를 벌여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논란여비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미뤄오다 4일 YTN이 연구진들과 단독인터뷰 방송이 나가면서 잘못을 시인하고 머리를 숙이는 사태를 맞은 것이다.

현재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는 MBC가 앞으로 어떠한 결과를 내 놓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가 없는 상황으로 직면해 있다.


뉴욕타임스, 한국 과학계 신뢰 손상 가능성 지적

YTN은 뉴욕 타임스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결과에 대한 최근의 논란을 언급하며 한국 과학계의 신뢰가 손상될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YTN은 5일 방송에서 뉴욕 타임스는 한국의 복제 위기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황우석 교수가 윤리적 문제를 잘못 취급한데 이어 이를 숨기려 거짓말을 했다면서 앞으로 놀랄 만한 과학적 업적에 대해 또다시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보도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아직 황 교수팀이 거짓말을 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며 실제 미국 과학자들도 황 교수의 업적이 사실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YTN의 연구진 단독인터뷰와 MBC의 대국민 공식사과에 대해 황 교수는 일절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석 교수 고향과 연구소의 주민들의 방송이 나간 뒤 입장 밝혀

또한, 황우석 교수의 고향인 충남 부여군 주민들은 현재 방송을 시청한 뒤 MBC가 잘못한 것이 확실하다면 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황우석 교수에게 머리 숙여 사과를 해야 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무릎 끓고 빌어야 한다며 이번 MBC의 행동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또, 연구소가 있는 충남 홍성도 주민들도 예정과 달리 연구소 주변이 텅텅 빈 것처럼 조용하다며 이번 방송을 보고 상당한 충격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MBC가 뉴스데스크 시간에 발표한 공식사과문 전문이다.

문화방송은 PD수첩 취재진이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취재 윤리를 현저히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에 있어서도 취재 방법이 올바르지 않았다면 그 취재의 결과물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화방송 PD 수첩팀은 그동안 황우석 교수팀이 난자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윤리적인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고, 한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국제적인 지지 속에 보다 탄탄한 윤리적 토대를 갖추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취재를 해 왔습니다.

그러나 배아줄기세포 자체의 진위 논란으로 취재가 진전되면서, PD수첩 제작진이 취재원들을 상대로 ‘검찰수사’를 언급하며 강압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언행을 한 것은 공영방송 종사자로서의 취재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임은 물론, 본사의 방송강령을 위반한 것입니다.

문화방송은 이 같은 취재윤리 위반행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PD수첩 제작진의 부적절한 취재과정으로 고통을 받은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2005.12.4 문화방송

기사입력: 2005/12/05 [09:47]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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