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 2개월 만에 전국 석권, 한올고 마칭밴드
문화관광부 장관기 전국 마칭밴드 경연대회서 작은 이변
 
유명조 기자

▲전국 마칭밴드 경연대회서 고교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온양한올고 마칭밴드 학생들의 거리행진 모습     © 유명조

지난1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문화관광부 장관기 전국 마칭밴드 경연대회에서 작은 이변이 일어났다.

전국 마칭밴드를 상대로 경연을 벌여 우수한 성적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올 3월 조직된 신생아 밴드인 온양한올고 학생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화려한 유니폼도 없고, 악기도 없던 시절에 마우스 피스만을 가지고 연습을 했고, 지난 여름방학에는  밴드 모두가 방학도 잊은 채  연습을 했다.

이러한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난 1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문화관광부 장관기 전국 마칭댄드 경연대회에 화려한 유니폼들 사이에 평소에 입고 다니던 교복을 입고 출전, 다른 대표들로부터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또 이들이 경연을 할 때는 여기저기서 학생다운 모습에 연주도 잘한다고 소곤거리곤 했다.

경연이 끝나고 이들은 결과를 지켜보다 모두들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참가한 것으로만 만족하고 있던 학생들은 자신 학교의 이름과 함께 전광판에 고등부 최우수상 온양한올고팀 이라는 자막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이들은 기쁜 나머지 서로 처다 보며 눈물을 글썽였고, 수상을 하면서도 연신 웃음을 지었다.

이날 심사를 맡은 관계자들은 ‘이들의 놀라운 실력에 감동했고, 이들이 올해 조직된 신생단체라는 점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업계 여고인 이 학교에 마칭밴드부가 조직된 것은 이 학교 박우승 교장이 "우리 지역 행사에 매번 다른 지역으로부터 고적대를 불러서야 되겠냐며 아산시에 지원을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학교 측은 3월에 관악기를 전공한 원종배(34) 교사를 지도교사로 초빙하고 밴드부를 구성했다.

하지만 시의 재정 지원이 늦어져 악기는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다. 26명의 단원 가운데 관악기 파트는 마우스 피스(악기의 주둥이 부분)만 갖고, 타악기는 스틱(북채)만으로 연습했다.

악장 박차니(17.2년)양은 "영화에서 본 트럼본 부는 모습에 반해 밴드부에 가입했다"며 "하지만 악기가 없어 한동안 마우스 피스만 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고생한 것은 차마 말로 다 하지 못할 정도였다. 처음엔 "여자애들이 웬 딴따라 짓이냐"며 반대하던 부모들도 학생들의 열성에 두 손을 들었다.
윤소진(17.2년)양의 어머니 오성란(45)씨는"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며 "대학에서 타악기를 전공하고 싶다고 해 적극 지원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7월 6일 학수고대하던 악기가 배달됐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서 합숙에 들어간 단원들은 오전 5시30분에 일어나 오후 11시까지 하루 15시간씩 맹훈련을 했다.

비제의 카르멘중투우사의 노래등 세 곡을 선택해 밤낮없이 연습했다.

원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최민식씨가 주연한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비디오를 빌려보기도 했다.

강원도 벽지의 중학교 밴드부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걸 보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러한 결실과 노력으로 아산시 에서는 이들의 입상을 축하하는 거리밴드를 지원한다고 밝혔고, 지난 9일 아산시내를 돌며 축하 고적행진을 했다.

특히, 이들이 학생들이고 교복을 입은 점을 감안해 이들이 지나가는 거리를 아산경찰서에서 교통통제를 맡아 이들의 행진이 무리 없이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들이 바라는 것은 어느 마칭밴드 처럼 예쁜 유니폼을 입고 각종 지역행사에 참가하고 전국에 알렸으면 하는게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기사입력: 2005/09/14 [09:48]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한올고] 연습 2개월 만에 전국 석권, 한올고 마칭밴드 유명조 기자 200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