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상식] 설 연휴 한반도 추위 원인은
 
고영일 기자

"대한 추위"가 매섭다. 지난 20일부터 시작, 설 연휴 기간 내내 전국을 강타한 대한 추위는 26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1도까지 내려가는 등 일주일째 계속됐다.

하지만 이번 추위는 27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모두 영상으로 오르면서 점차 풀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설 연휴 동안 한반도를 덮친 한파의 원인은 무엇일까.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연휴 기간 동안 우리나라는 시베리아에서 발달한 찬 성질의 대륙성 고기압이 서쪽에 형성된 가운데 일본열도 쪽에 저기압의 중심이 위치한 이른바 "서고동저(西高東低)형"의 기압배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고동저형" 기압형태는 겨울철 한반도의 전형적인 기압배치로, 한겨울 추위는 대개 서쪽에 위치한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몰려오는 것이 기본.

그러나 이번 설 연휴 한파는 단순히 이러한 기압배치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 기상청의 입장이다.

기상청은 이번 한파의 원인을 대기 상층부 제트기류의 움직임에서 찾고 있다. 즉, 지상 10㎞ 상공에서 움직이는 제트기류가 시베리아 고기압대에 한기를 계속 공급하는 바람에 고기압의 차가운 성질이 더욱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것이다.

영하 50도의 냉기를 함유한 제트기류는 한반도보다 더 북쪽인 북위 50도 부근에서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 설 연휴에는 한반도 아래쪽까지 급속히 내려와 기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올 겨울 들어 한동안 이상난동 현상이 계속됐던 것도 이 제트기류가 빠르게 남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여기에 겨울철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복사냉각" 현상까지 가세하면서 기온 하강을 더욱 부추겼다.

기상청은 "현재 기압계의 이동을 보면 제트기류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어 이 기류가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27일부터는 점차 날씨가 풀리겠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기상청은 그러나 "이번 설 추위와 같은 한파가 앞으로도 한 두차례 더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며 "올 겨울 남은 기간동안은 평년보다 따뜻한 가운데 기온이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등 기온 변화가 큰 날이 많겠다"고 예상했다.
기사입력: 2004/01/2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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