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천년의 전설 은행나무
우리네 삶의 모습도 저렇게 맑고 아름다움이 수놓아 졌으면...
 
최양현 기자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등반을 하기로 하여 아침 8시쯤에 출발 용문산으로 향했다. 겨울날씨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따뜻한 날이었다. 아침 햇살이 우리들의 마음 속에 쏟아지는 듯한 눈부심을 받으며 한가한 도로를 달려갔다.

양평으로 달리는 차창가에서 보이는 강줄기에서는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회처럼 잔잔한 파문이 일고 한편에서는 보석들이 제각기 아름다움을 자랑하듯이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네 삶의 모습도 저렇게 맑고 아름다움이 수놓아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여행의 즐거움을 느꼈다.

용문산은 수도권에 인접한 일일 관광코스로 수려한 자연 경관을 가지고있어 특히 가족 나들이로 가벼운 차림으로 찾을 수 있는 곳 이기도 하다. 특별히 등산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특히 (신라신덕왕 2년)에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용문사를 비롯하여 수령1100여년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제30호) 높이 41m. 흉고 11m. 정지국사부도 및 비(보물 제531호)등 고귀한 관광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관광지이다.

용문산에 도착하여 입구에 들어서 제일 먼저 용문사지구전적비 구경하고 정지구가 부도및 비를 둘러보며 그 유명한 은행나무 쪽으로 갔다. 천년의 전설이 어디선가 들려 나오듯 웅장한 모습과 그 몸을 휘호하고 있는 듯한 가지의 뻗어 있음이 참으로 신비하다 할 수 있었다.

어디선가 까지의 울음 소리가 우리들을 반기는 듯 하여 바라보니 가장 높은 나뭇가지에 둥지를 틀어놓고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 올거라고 예견하는 듯하여 기분이 좋았다.

아마도 올 한 해는 좋은 일이 많겠다 싶었다. 발길을 돌려 용문사에 도착하여 한 해의 소원을 빌어 보며 등산길로 향했다. 언제 눈이 왔었는지 산에는 아직도 눈으로 덮여 있었고 비탈진 곳에는 오르기에 힘들정도로 빙판인곳도 있었다.

하지만 양지바른 곳에는 햇볕의 사랑인가 보송보송한 기운과 나뭇잎이 깔려있는 숲과 용각바위로 가는 계곡에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와 겹겹이 반짝이는 물의 떨림은 한 조각 한 조각 떼어내고 싶은 충동이었다. 등산이라기보다 어느 그림속에 내가 그려져 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자연은 한자리에 있으면서 사계절동안 우리에게 제각기 다른모습으로 이토록 아름다운 선물을 말없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시간 30분 정도 등반하면서 용각바위와 마당바위까지 다녀서 하산을 했다.

도중 어느 일행들이 나누어준 따뜻한 녹차한잔에 흐르는 땀을 식히면서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라는 말로 감사를 대신하고 내려오는 길은 참으로 정겨웠다.

일년을 시작하는 첫날이 얼마지나지 않아서 인지 스치는 사람들의 모습에는 아직도 새해의 활기찬 기대와 소망들이 가슴속에 가득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보기좋았다.

용문산. 어느날 내가 힘든날이 생긴다면 천년동안 꿋꿋하게 자리 지키는 은행나무를 찾아오리라 마음먹으면서 하루여행을 마무리 해본다.

기사입력: 2004/01/04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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