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화제의 비젼은 있는가?
세계문화제로의 발판을
 
박선협大기자

때는 바야흐로 제32회 신라문화제 개막씨즌이다. 천년고도 경주벌 일원에서 팡파르를 울린다. 한국이 자랑하는 옥구슬같은 가을하늘아래 10월이 오면 경주는 그렇게 축제로 막을 연다. 연 사흘 8일에서10일사이 온통 경주는 잔치바닥으로 펄펄뛴다.

경북道에서 경주로 끌어 온 주관처의 독자성을 비롯, 태권도의 발상지를 꿰차려는 "공원화"운동에 겹쳐 경주는 새로운 비상(飛翔)다이나믹을 꿈꾸고 있다. 市는 전례없는 시민참가를 전제로 대형 가장행렬을 이벤트로 내세웠다. 유례없는 시민잔치를 구성,연출, 땡그렁~땡~ 개막 종치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22일 市는 그 일환으로 시민홍보를 위한 "열린시정 대화의 광장"을 열었다. 신라문화제의 가치전파를 날렸다. 축제를 극대화 시키려 애쓰는 모습이 광장가득 역연했다. 시장이 발벗고 나섰다.

그런데 문제가 들춰졌다. "신라문화제가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축제분위기가 퇴조하고 있습니다"는 뼈아픈 지적이 터져나오면서 불거졌다. 그것을 제기한 70년대의 한 증언자 李모씨의 주장은 그래서 축제 주관자인 시장을 비롯 참가자들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고도 남음이 있었다.

연이어 터진 "과연 한국적인 그리고 세계적인 축제로서의 비전이 무엇이냐? 최소한 50여만의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던 시절 그 60~70년대의 펄펄끓던 열기를 왜 연출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시장의 답변이 참으로 궁색하게 들릴 수 밖에 없는 처연한 장면이 돌발했다.

"각 지자체가 축제를 상품화하다보니...불교문화제형식을 빌어 인도,태국,스리랑카등을 초치하면 어떨까하다가 종파의 벽 때문에...구체적으로 연구치 못했다. 세계역사에 단 하나뿐인 천년고도를 위해 고민이 많다...."는 정도의 시장대답은 모처럼 기대에 부푼 경주미래의 축제모습에 대한 비젼을 갈망하는 시민들의 가슴을 답답암울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렇지않아도 신라문화제가 동네잔치화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모습에 안타까워하는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에 대한 갈증을 풀지 못한 채 다시 유사한 축제의 연속인 3년 후의 33회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서글픈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경주가 유네스코지정의 세계적 문화유적지임을 자랑하기 위해서는 신라문화제가 의당 세계문화제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컨텐츠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것은 다른 말을 필요로 하지않을 당위다. "빛의 보임"으로 대변되는 관광 즉, 먹고,자고,걷고,보고,찍고,걸고,주고, 받고, 사는 현장으로서의 세계적 명성이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쯤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러기 위해서 신라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축제 속에 베어나게 만드는 정형화가 필요하다. 아무래도 그것은 "신라의 통일체적 정통성"에서 그 맥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통일"이란 대의명분을 걸고 "김춘추"가 연개소문을 방문했다 감옥에 같힌 일화를 배경삼은 사화(史話)가 빌미로 작용, 신라통일대업의 선구자가 된 이야기에서 찾을 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통일"이상의 이벤트가 신라에 있지않았다면 그 문화의 면면을 잇는 축제 백 그라운드에 그것보다 더한 정제(精劑)가 결코 있을 수 없다




▲ 백상승시장의 열린광장 개회사
그리하여 백상승 경주시장이 3년후의 신라문화제를 세계적인 이벤트로서 세계인의 화제에 올리기 위해서는 지금 바로 북한으로 가야한다. 바로 그들을 3년후의 신라터밭으로 불려들여 아우르고 함께 신라가 이룬 통일정신이 무엇이었던가를 가슴으로 맛보게 해야한다. 신라와 대화하게 해야한다.

그것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민주대한의 통일을 체험하게 해야한다.

시장은 즉각 나서라. 나아가 통일독일을 불러라. 영국은 물론 프랑스가 미국이 중국이 세계의 30개 선진국을 비롯한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가 오게하라,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을 부르라! 세계 3대문명권인 5대양6대주의 친구들이 서라벌문화에 젖어들게 하라.

그들이 얼싸안고 달려오게 하라! 제조와 생산적 굴뚝자원을 가진 산업이 발붙일 곳이 없는 문화집산지의 고뇌를 털어내고 공간적 문명 인프라를 형성하라.

가장 한국적인 산업으로 떠오른 IT 인프라도시를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그 일환으로 경주시를 가장 한국적인 "문화인트라넷"으로 혁신,고양시킬 모습을 선 보여라!

이미 한국이 세계적인 인터넷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제 경주는 그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가장 오랜 통일국가 수도의 이미지를 내세워 통일신라의 문화제적 가치의 세계화를 통해 새천년 통일한국의 앞날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청출어람의 가가호호 그 어제와 오늘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경주, 적어도 1백만의 인구가 늘 역사를 얘기하고 도심에서 불국사까지 다이나믹한 현재를 만들며 희망에 넘친 통일을 속삭여 온 신라의 후예들이 사는 그 경주가 아닌가.
기사입력: 2004/09/23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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