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부진이 만든 자살
 
관리자

학교성적은 학교생활의 일부분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성적이 마치 인생의 전부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성적을 비관해오다 목을 매 자살했다. 아들이 자살한 후 열흘 만에 아버지도 아들을 먼저 보낸 슬픔을 견디지 못해 같은 장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학교 성적문제로 부자가 같은 장소에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처음 있는 일로 우리 사회가 만든 비극이다. 가난하지만 단란했던 가정이 파탄을 맞게 된 것은 교육정책 부재와 입시라는 과제로 인한 우리교육의 모순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비극을 방지하려면 우리 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입시위주 교육은 개선돼야 한다. 입시철만 되면 성적으로 고민하는 학생들과 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하는 학부모들의 입장은 말로하기 힘들 정도다.

눈을 부비며 일어나 한 짐이나 되는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학생들은 오직 우수한 대학을 가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학교에서 학원으로 분주히 다니고 있다. 이런 현상은 1974년 고교평준화를 시작하면서 생겨났다. 특히 급격히 상승된 고교 취학률은 대학진학자의 수요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지금의 과열과외 문제를 몰고 왔다. 과열과외가 몰고 온 파장은 결국 학교교육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나 학원을 찾지 않으면 성적이 오르지 않을 만큼 사교육 성향으로 바뀌어져 있다. 그런가 하면 학생은 암기 위주의 입시준비에만 치중하며 국가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격교육은 뒷전이 돼버렸다. 학교에서 인격형성에 중요한 교육보다 입시위주 교육이 우선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사교육의 문제와 대학입학만을 목표로 한 교육은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다.

이런 시점에서 교육부와 학교가 취해야할 목표는 교육제도를 시급히 바꾸어야 한다는 점이다. 성적을 비관해 자살하는 학생은 많은 고민을 해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앞으로도 성적을 비관해 똑 같은 자살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학교성적이 사회에 진출했을때 신분상승이나 출세의 과정과 수단이 아닐진대 입시위주 교육을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교육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사회는 인격이 성형되고 예를 갖춘 전문지식인을 필요로 한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이 같은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물론 성적이 우수하면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대접을 받을 수는 있다. 그렇다고 좋은 대학을 졸업해야만 출세가도를 달리게 되고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우리사회는 전문성과 능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다. 정부에서도 학력 차별화를 없애자고 하는 시점에서 우리교육도 정부의 방향성과 취지에 걸맞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우리교육의 선진화와 더불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교육으로 거듭날 때 학생들도 입시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고 학생들의 자살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관계자들은 명심해야 된다.
기사입력: 2003/10/17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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