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의사, 친필유서 세상에 알려져
순국 73주기 하루 앞둔 시점에 공개
 
유명조 기자

▲18일 공개된 윤봉길 의사 친필유서 전문/자료 연합뉴스     © 유명조

 
"너희도 만일 피가 있고 뼈가 있다면 반드시 조선을 위하여 용감한 투사가 되어라. 태극의 깃발을 높이 드날리고 나의 빈 무덤 앞에 찾아와 한 잔 술을 부어 놓으라…"일본의 한반도 강점기에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가 훙커우의거 이틀 전 거사장소를 답사한 뒤 두 아들 모순(模淳)과 담(淡)에게 유언으로 남긴 시의 일부다.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는 윤 의사가 거사 장소인 상하이(上海) 훙커우공원을 답사한 후 비장한 심정으로 쓴 이 유언의 친필 사본을 윤 의사 순국 73주기를 하루 앞둔 18일 공개했다.

유언시 내용은 그동안 일부 알려졌지만 친필유서의 전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서가 적힌 윤 의사의 수첩 원본은 백범(白凡) 김구(金九) 선생이 해방 후 갖고 귀국한 뒤 해외에 유출됐다 다시 돌아와 현재 서울 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지만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 유서는 유 의사가 거사 이틀 전인 1932년 4월27일 훙커우공원 답사 후 숙소인 동방공우(東方公寓)에서 김구 선생의 요구로 쓴 것으로 흘겨 쓴 필체와 고친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윤 의사 조카인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윤주 이사는 "달필로 알려진 윤 의사가 흘겨 쓰고 고쳐 쓴 유언을 보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사는 1932년 4월29일 거사 직후 현장에서 일제 군경에 체포돼 군법회의에 넘겨져 사형을 선고받고 일본 오사카(大阪) 형무소에서 복역하던 중 그 해 12월19일 총살형으로 순국했다.
기사입력: 2005/12/20 [09:41]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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