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상식] 황소바람
 
고영일 기자

겨울철 문틈으로 스며드는 바람에 발을 스치고 난 뒤 다음날 아침 코를 훌쩍거리곤 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흔히 "황소바람"이란, 겨울철 문틈으로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을 나타내는 말로, 문틈으로 부는 바람의 힘에는 황소도 당할 수 없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오죽하면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차고 매서운 바람이 살을 에는 것 같다고 해서 "바늘구멍에 황소바람"이라는 속담까지 생겨났을까. 하지만 이 속담에는 "베르누이 원리"라는 과학이론이 숨어 있다.

좁은 곳을 통과하는 공기는 통로가 넓은 곳을 지나는 공기보다 속도가 빨라지는데 바늘구멍처럼 좁은 틈을 통해 바람이 몰아닥치면 더 세고 매워진다는 것이다.

황소바람은 누워 있을 때 더 차게 느껴진다. 이는 찬 공기가 아래로 깔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큰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보다 겨울철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보통 문틈바람은 기온차가 클수록 세진다. 따라서 실내온도가 높을수록 외부와의 기온차가 커지기 때문에 그 만큼 문틈 바람도 거세지는 것이다.

가령, 실내·외의 온도차가 10도 정도일 때의 문틈바람을 약한 바람이라고 한다면, 기온차가 20도 이상될 때는 계절풍에 비유할 정도로 문틈바람이 강해진다.

특히, 요즘같이 기온의 변동폭이 클 때는 난방으로 인한 실내온도가 높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문틈바람이 더 거세지기 마련이다.

황소바람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문풍지를 바르거나 커튼, 병풍 등을 이용, 바람을 차단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황소바람의 세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적당한 난방으로 실내·외의 온도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 끝이 찬 요즘 조그마한 틈새도 주의해야 할 듯.
기사입력: 2004/02/02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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