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오늘] 1990년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고영일 기자



서태지와 아이들. 지난 19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보통명사"가 되었던 뮤지션. 당시 국무총리나 장관 이름은 몰라도 이들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이들은 그야말로 별 중의 별(스타)이었다.

이들의 등장은 기성세대들에겐 다소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생소하게 느껴지기만 하던 "언더 음악"이 그랬고,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튀는 복장"이 또 그랬다.

하지만 TV에서 이들만 나오면 누구나 열광했다. 오죽했으면, 그 즈음 삼성경제연구소가 광복 이후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서태지와 아이들"을 꼽았을까.

그러나 이들에게 "황홀의 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댄스음악 열풍을 몰고 와 국내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6년 1월 31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내 유림회관 대강당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은퇴는 등장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200여 명의 보도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루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오늘을 기해 지난 4년간의 가요계 생활을 마감하고,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1992년 데뷔이래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음반은 600만장 이상이 팔렸다. 국내 가요계에 유례가 없었던 엄청난 흥행 보증수표의 직접적인 은퇴 이유는 "창조의 고통"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이들이 진짜로 은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토록 꿈꾸던 자유를 누리고 싶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04년 1월 31일, 서태지는 7집 앨범을 들고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한 사람이 나타난 것만으로 이렇게 대한민국이 뜨거워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살아있는 젊은 신화 서태지의 위력은 그의 7집 컴백 첫 콘서트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기사입력: 2004/01/31 [00:00]  최종편집: ⓒ 호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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